수학책에서 집합부분만 봤다는 이야기를 꽤 듣는다. 그 중에 농담도 있지만, 실제 상황인 경우도 꽤 있다. 집합부분도 다 안보는 학생들도 상당수다.ㅠㅠ 이제, 집합이 새학교 새학년 수학의 첫단원이 아니게 바뀌니, 이런 농담은 사라지겠다.
그런데... 집합 왜 배우지?
시험에서 나오니까? 나와봐야 쉬운문제로 하나다. 어렵다고 나와봤자, 집합의 연산과 관련한 OX 문제다. 도대체 이걸 왜 배우는걸까? 아마, 제일 쓸모없는 수학단원을 꼽으면 손가락에 들지 않을까?
위를 보면, 참 현란한 벤다이어그램이 있다. 설마 이런 문제는 안나오겠지? 그렇다. 시험에서는 안나온다. 절대로 안나온다! 그러나, 현실에서 나온다! 집합과 명제는 가장 현실과 밀접하게 관계된 단원이다.
현실에서 경계가 불분명할 때가 많다고 하지만, 그 불분명한 경계에서도 우리는 선택을 한다. 멀리서 볼때는 비슷해보이는 것도, 직접 선택을 해야한다면 가까이가서 선을 명확히 해야만 한다. 집합을 배우며 가장 먼저 하는 것이 바로, 포함관계의 명확성이다. 이 선을 얼마나 정확히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.
수학문제를 풀다가, 조건을 놓쳐서 틀리는 이들이 있다. 문제를 읽고, 이해, 분석하며 최우선으로 해야하는 것은 조건따지기, 경계만들기다. 집합이 무엇인가, 집합으로 할 수 있는가 없는가에 판단하는 문제를 봤을 것이다. 아마도, 집합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. 집합을 실제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더 중요한 것이 있다.
집합을 만드는 것!
판단 문제에서 집합이라고 인정받을 수 있도록 완벽하게 집합을 만들어야 한다. 원소나열법으로 원소를 하나씩 말하는 방법이 있지만, 이것이 가능한 경우는 거의 없다. 조건제시법이라고 이름을 붙여두었지만, 이름은 상관없다. 어떻게 해서든 자신이 만들고 싶은 집합을 정확히 표현하는 것을 할 수 있어야 한다. 그래야, 다른 이들이 만든 집합을 정확히 이해하고, 내가 만든 집합을 정확히 설명할 수 있다. 이로써, 수학으로 말하는 대화, 소통의 기초가 만들어진다.
원소나열법으로 집합을 정의하는 경우 - 우편번호, 취미 등 회원가입할때 적어야 하는 많은 항목이 미리 정의한 집합에서 그 원소를 고르는 거...등등 많이 있지만 지긋지긋한 수학은 고등학교 시절까지만... 하고는 절교를 선언하는 바람에 잘 연결하지 않는 것이...
답글삭제물론 이렇게 원소나열법으로 집합을 정의할때 현실을 잘 반영하지 못하면 나중에 재미없는 경우도 많이 생기는데, 성별이라는 집합이 {남, 여}이기에 bool로 정의하고 1은 남자, 0은 여자로 했는데 알고보니 이 세상에는 법인이라는 원소도 있을때 원소 하나 추가하기 위해서 byte로 고치는 것쯤이야 별 일 아니지만 그에 수반하는 연산자(생일날 축하선물 발송 안함 등)도 고치고 뭣도 고치고 하다보면 자꾸 "내가 왜 미리 몰랐을까"하며 땅을 치며 밤을 새는 프로그래머도 있고...
조건제시법으로 '기초연금20만원수급자' 집합을 { a | 65세 이상 모든 대한민국 국민}으로 정의했다가 '정의를 좀 수정해야 될거 같애'해서 논란을 빚는 정치꾼도 있고...
네.ㅠㅠ 실제 세계에서 이 집합은 엄청 중요한 기초 공사죠. 기초를 바꾸다보니 생각도 못한 관련 꺼리들도 나오고..ㅡㅡ;; 그와 비교하면 초중고의 수학은 껌이죠.^^;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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